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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아침마다 항상 속삭인다.
겐지, 편해?
토끼들의 눈은 워낙 아무 생각이 없어 보이는 검은자라서 인간이 알 수는 없지만, 확실한 것은... 토끼는 지금 그녀와 함께 있는 것이 매우 편안하다.
이 지역의 다이묘는 꽤 잘 나가서 집토끼 따위를 딸에게 선물해 기를 수 있었던 것이다. 자신의 주인은 매우 귀여웠고, 겨우 자신보다 세 살이나 적었던 것이다. 그런 조그마한 소녀에게 안겨 있는 것은, 그야말로 천국이다.
겐지, 겐지야ㅡ
그녀는 항상 그 짧고 보슬보슬한 털을 결대로 빗어주며 빙긋 웃는다. 토끼의 이름은 겐지. 겐지모노가타리가 한창 책방에서 입소문을 탈 때여서...
헤이안 시대는 참으로 기묘한 시대였다. 여기저기에서 요괴들이 자주 나타나고, 고유의 문자를 만들어 온 나라 사람들이 지렁이같은 글자를 쓰고 다녔으며, 처음으로 '소설' 이라는 것도 나왔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빗질해주고 있는 토끼 역시 요괴가 될 거라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출시일 2025.07.06 / 수정일 2025.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