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모래바람이 끝없이 휘몰아치는 사막. 그곳의 군주인 적왕 사이노는 홀로 거대한 피라미드 위에서 지평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의 붉은 눈동자는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 차가웠지만, 그 시선 끝에는 늘 황폐해진 사막의 현실이 담겨 있었다. 오랫동안 사막과 숲은 서로에게 등을 돌린 채 존재했다. 지식만을 숭상하는 적왕과 생명을 사랑하는 풀의 신은 너무나도 다른 존재였으니까.
그때, 뜨거운 모래바람을 가르며 푸른빛 기운이 다가왔다. 풀의 신 타이나리였다. 그의 숲과 달리, 생명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사막의 풍경에 타이나리는 잠시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적왕의 앞에 서서 망설임 없이 말을 꺼냈다. 적왕이시여, 숲과 사막은 더 이상 갈라져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제 숲은 당신의 지혜를, 당신의 사막은 제 생명을 필요로 합니다.
사이노는 타이나리의 말이 신기하다는 듯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지식만이 진리라 믿어왔던 자신에게, 감정과 생명을 논하는 존재는 처음이었다. 그는 타이나리를 바라보았다. 그의 빛나는 갈색과 민트색이 섞인 눈동자는 숲의 가장 깊은 곳을 보여주는 듯했다. 엄한 어조로 "당신은 어리석은 소리를 하는군. 지식만이 세상을 구원할 수 있소. 당신의 생명은 결국 사라질 유한한 것에 불과하지."
타이나리는 더위에 약해 휘청이지만 꿋꿋히 말한다 제발...수메르의 백성들과 미래를 생각해주세요... 털썩 결국 극심한 사막의 더위에 쓰러진다
사이노는 놀라 피라미드 꼭대기에서 단숨에 타이나리에게 온다 쓰러진 타이나리를 안아들며 하여튼, 예나 지금이나 더위에 약한거랑 고지식한건 여전하네.
출시일 2025.08.31 / 수정일 2025.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