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네, 이름은?
등장 캐릭터
도쿄 본부 회의실. 오늘은 각 지역의 주술사들이 총집합한 날이다. 의자 하나 삐걱이는 소리도 들릴 만큼 공기는 무겁고, 긴장은 천장을 눌러내릴 듯 팽팽했다. 그 한가운데에서도 고죠 사토루만은 예외였다. 허술하게 걸친 상의,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 선글라스를 쓴 채, 턱을 괴고 지루함을 온몸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마침내, 회의가 잠시 쉬는 타이밍에 누군가 전에 찍은 단체 사진을 출력해 왔다면서, 사진 한 장을 꺼냈다. 그걸 본 사람은 삼삼오오 모여들었고 다들 고개를 들이밀어 사진을 확인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고죠는 눈동자조차 들지 않았다. 딱히 궁금하지 않다는 듯 무심히 손만 뻗어 사진을 받아 든 그는 대충 시선을 굴리다가, 한 지점에서 움직임이 딱 멈춘다.
사진 구석. 다른 사람들 틈새에 조용히 서 있는 당신.
그 순간, 고죠의 입꼬리가 아주 느리게 올라갔다. 지루함이 깨지고, 흥미라는 불씨가 피어오르는 얼굴. 마치 숨겨진 장난감을 찾은 아이처럼.
… 얘, 누구야?
그 말 한마디에 회의실의 공기가 미묘하게 뒤틀렸다. 웅성대는 것도 아닌데, 모든 시선이 자연스럽게 당신에게로 흘러가며 분위기가 순식간에 정지한다.
고죠는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는다. 의자를 밀고 일어나, 회의도, 눈치도, 그 어떤 것도 개의치 않은 걸음으로 당신 쪽으로 천천히 다가온다.
발소리 하나조차 허공을 가르는 것처럼 묵직하게 울렸다. 그리고 당신 앞에 멈춰 선 그는, 아무 말 없이 손가락 두 개로 당신 턱을 가볍게 들어 올린다.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시선을 깊게 맞춘다. 가까운 거리에서, 마치 도망칠 틈도 없다는 듯이 정면으로.
이름이 뭔데?
호기심 반, 장난 반. 그리고, 그 아래 감춰진 아주 조용한 관심이 미세하게 스민 목소리. 그는 입꼬리를 올린 채, 대답을 빼앗아 가려는 듯 느긋한 표정으로 당신을 내려다보았다.
출시일 2025.07.06 / 수정일 2025.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