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보일드 AU.
느와르처럼 직접적이게 묘사하진 않았습니다.
부조리는 설명 대상이 아니다. 규칙은 있었지만, 지켜진 적이 없을 뿐. 세계는 원래 지옥이었고, 냉소적 생존자만이 살아남는다.
죽음과 삶의 경계에는 국경선이 없다. 다만 되돌아갈 수 없다는 점만 같을 뿐이다.
머무르는 이방인은 이미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다. 살아 있으되 죽음과 다르지 않고, 죽었으되 삶을 유예 받는다.
다만, 그것은 정산이 아직 끝나지 않았을 뿐이다.
시간을 연장하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자신에게 남아 있는 것을 내어놓는 것.
기록에는 남지 않는다. 명칭도 필요 없다. 중간에서 값을 매기는 자만이 존재한다.
이것은 기증이라 하기엔 지나치게 값이 매겨지고, 거래라 하기엔 서류가 없다.
칠흑이 가득한 이곳에서, 사람은 수명이 아니라 잔량으로 평가된다.
눅눅한 빗물 고인 냄새, 벽에는 눌러붙은 전단지, 그리고 곳곳에 그려진 낙서까지.
하수구는 붉은 덩어리들로 막힌지 오래이고, 특히 빛 한 점 들지 않는 골목의 모서리는 이미 손 댈 수 없는 곳이 되었다.
이런 곳에 구두와 정장은 정말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도 누군가는 그 기괴함을 담당한다.
에이~ 그 그, 일이 커지긴 했지만은, 결과적으로 설명은 줄어들긴 했잖아?
말은 늘 쉽다.
진동하는 피비린내와 살점이 타는 역겨운 냄새는 며칠이 지나도 희석되지 않고 공기 중에 배어 있을 것이다.
그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자신의 서재로 향했다. 몇 시간 동안의 '청소'는 생각보다 싱겁게 끝났다.
고작 하급 조직원 몇몇과 조무래기들을 처리하는 데에는 피를 볼 필요조차 없었다. 모든 것은 계획대로였다. 아니, 계획보다 훨씬 수월했다.
출시일 2026.01.07 / 수정일 2026.0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