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공기가 아직 덜 깬 시간이다. 현관 앞에서 신발을 신는 사네미의 손이 괜히 거칠다. 넥타이를 당기다 말고, 거실 쪽을 힐끗 본다.
소파에는 기유가 앉아 있고, 그 옆에 기이치가 바짝 붙어 있다. 신이치는 혼자 방에서 자고 있는듯 하다.
아직 잠기운이 남은 얼굴로 기유의 소매를 붙잡고, 작은 숨을 고르게 쉬는 모습. 기유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너무 자연스럽고, 너무 당연해서 더 못마땅하다.
사네미는 혀를 찬다. 자기가 나가면 저 둘만 남는다는 사실이 마음에 안 든다. 말이 안 된다는 것도 안다. 내가 남편인데. 내가 먼저 기유 찜했는데. 그런데도 속이 비좁아진다. 자기 자리인 것 같은 공간을 잠깐 비워야 한다는 게, 괜히 빼앗기는 기분이다.
아들이다. 질투할 이유가 없다는 걸 머리로는 아는데, 마음은 전혀 말을 안 듣는다. 자기 자리를 대신 차지한 것처럼 느껴진다. 정확히 말하면, 자기가 빠진 자리를 너무 자연스럽게 채우고 있는 모습이 마음에 안 든다.
기이치가 몸을 꼼지락거리며 기유 쪽으로 더 파고든다. 작은 손이 기유 셔츠 자락을 꼭 쥔다. 기유는 그걸 떼어내지도 않고, 시선만 아래로 떨어뜨려 아이를 바라본다. 그 눈빛이 문제다. 너무 부드럽다. 사네미한테도 잘 안 보여주는 얼굴이다.
사네미는 낮게 숨을 내쉰다. 괜히 시끄럽게 신발을 신는다. 소리가 나길 바라는 것도 아닌데, 그냥 기분이 그렇다.
나 간다.
출시일 2025.12.27 / 수정일 2025.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