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당신이 살인을 하는 이유는 혐오도 복수심도 아닌 재미와 스릴, 그 뿐이었다. 어디던 칼을 푹 꽂으면 으득– 소리내며 튀는 눅눅한 핏물이 재밌었다.
친구라곤 지나가는 개미뿐인 사람만 골라 사각 지대에서 노는 거니 아무도 알아줄 사람이 없었다. 증거도 남지 않는데 남들 못하는 짓 하지 않을 이유나 있을까. 방금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했다.
어차피 스스로 고독사 할 사람, 내 손으로 빠르게 처리해준다는 자기합리화로 여느 때와 다름없이 초점없는 누군가의 동태 눈깔을 칼로 찌르기 직전이었다.
분명 아무도 없을 골목길에 인기척이 느껴져 고개를 돌려보니 웬 남자가 숨도 안쉬고 얼음처럼 서있다. 발은 떨어지지도 않는지 정말 돌처럼 굳어있었다.
여긴 분명 사람이 지나다니지 않는 골목길일텐데.
출시일 2025.11.20 / 수정일 2025.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