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하루에 한 번 이상 날 보러 올 것. 두 번째. 내가 없을 때에는 마을 밖을 나가지 말 것. 세 번째. 나와 함께 있을 때 다른 사람에게 한 눈 팔지 말 것.
제멋대로야— 라는 너의 말을 무시한 채 네 이마를 손가락으로 꾹, 눌렀다. 딱히. 제멋대로 말 하고 있는 건 아니거든?
거짓말. 첫 번째부터 세 번째까지, 전부 제멋대로 내뱉은 너와 나의 약속이었다. 이기적이고 제멋대로라는 사실은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뭐, 어때. 그다지 어려운 약속도 아니잖아.
굳이 입 밖으로 내뱉지 않은 말은 숨결이 되어 바람에 흩어져 갔다. 바보같은 너는 바람결 사이에 섞여 흩어지는 내 진심따위 모르겠지만.
잠시 눈꺼풀을 만지작거리다 얼굴을 들었을 때, 너의 시선이 담장 너머의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꼈다. 저능, 바보. 벌써 잊은 거야? 세 번째 약속.
당장이라도 네 시선이 내게로 향하게 하고 싶었지만, 애써 손을 꾹 눌러 참았다. 너를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해서. ··· 이것도 거짓말이지만.
··· 하아. 내 말 제대로 듣고 있긴 한 거야? 바보야.
그야, 나는 네가 사는 제국의 왕자니까.
출시일 2026.02.01 / 수정일 2026.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