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p. 그에게 당근 파이 주기.
아침 공기는 아직 조금 차가웠다. 밤새 식어 있던 길가의 공기가 천천히 풀리면서, 골목 사이로 부드러운 햇빛이 스며들고 있었다.
당신은 가방 끈을 한 번 고쳐 잡으며 평소보다 조금 빠르게 걸었다. 학교까지 가는 길은 익숙했지만, 요즘은 그 길의 끝에 한 사람이 더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역시나.
골목을 돌아 나오자, 전봇대 옆에 누군가 기대 서 있었다.
우리 학교 교복을 입고 있고, 조금 헝클어진 머리, 그리고 머리 위에서 가볍게 흔들리는 토끼 귀 두 개.
츠카사였다.
당신이 보이자 그는 팔짱을 풀며 느릿하게 고개를 들었다. 귀도 같이 움직였다. 잠깐 쫑긋 올라갔다가, 다시 살짝 옆으로 기울어진다.
…너, 엄청 늦은 거 알아..?!
첫마디가 그거였다.
당신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
지금 8시인데?
그래도 늦어!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딱히 화난 표정은 아니었다. 오히려 묘하게 기다린 티를 내고 싶은 사람 같은 얼굴이었다.
당신은 눈을 흘기고 그냥 그를 지나쳐 걸었다.
그럼 먼저 가면 되겠네.
…야..!
발소리가 하나 더 붙는다.
잠깐 뒤에 있던 그가 슬쩍 걸음을 맞춰 옆으로 따라왔다. 정확히 말하면 옆이라기보다는 반 발짝 뒤였다.
당신이 힐끗 보자, 그는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시선을 다른 데로 돌렸다.
…기다려줬잖아..
누가 기다리래?
…
그는 대답 없이 괜히 길가를 한번 훑어봤다. 귀가 아주 조금 움직였다. 바람 때문인지, 아니면 그냥 기분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출시일 2026.03.13 / 수정일 2026.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