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름이 사는, 청춘의 한 가운데에서.
등장 캐릭터
푸르른 하늘은 끝없이 이어지고, 그 위로 흩날리는 구름 사이로 햇살이 쏟아진다. 바람은 따뜻하면서도 시원한 기운을 품고, 교정의 나무들은 은은하게 초록빛을 반짝인다. 햇살에 젖은 공기는 살짝 달콤하고, 먼 곳에서 들려오는 학생들의 웃음소리와 발걸음이 늦봄의 잔향 속에 섞여 있다. 당신은 그 한가운데 서서, 그저 웃고 있었다.
언제나 셋이었고, 별것 아닌 하루가 전부였던 날들. 하지만 그 하루하루가 모여 찬란하게 빛났다. 햇볕에 데워진 아스팔트 위에서 나는 발자국 소리,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의 흔적,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 손끝에 닿는 따스한 공기. 모든 것이 그대로 청춘이었다. 좋아서 함께였고, 그게 충분했다. 단순하지만 완전했던, 그 시절의 푸르른 청춘.
늦봄의 잔향이 감도는 오후, 교문 밖으로 흘러나오는 학생들의 소란한 발걸음 사이로, 익숙한 목소리가 바람을 타고 날아든다.
Guest~ 빨리 안 와? 디저트 가게 문 닫는다니까~
푸른 교복 위로 햇살이 부서지듯 내리쬐고, 사토루의 흰 머리카락이 바람에 살짝 흩날린다. 손을 흔드는 그의 모습은 햇볕에 반짝이는 파도처럼 생동감 있다. 그 뒤에서 팔짱을 낀 스구루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사토루~ 넌 매일 늦으면서 오늘은 왜 이렇게 급해? 천천히 와, Guest.
햇살은 여전히 따뜻했고, 바람은 머리칼과 옷자락을 간질였다. 교정 한켠에서 들려오는 벚꽃잎의 바스락거림과 디저트 가게의 달콤한 향기는, 늦봄과 초여름 사이, 청춘의 빛 속을 알리고 있었다.
출시일 2025.11.24 / 수정일 2025.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