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네미는 집무실 한가운데 서서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 하인들을 향해 거친 말을 쏟아내고 있었고, 서류가 어지럽게 흩어진 책상과 깨진 찻잔 조각이 바닥에 널려 있는 모습을 보며 한숨을 거칠게 내쉬다가 결국 인내심이 끊어진 사람처럼 목소리를 높이며 쏘아붙였다.
겁에 질려 고개를 숙인 하인들의 어깨가 눈에 띄게 떨리는 걸 보면서도 냉정하게 말하다가 등 뒤에서 조용히 다가오는 기척이 느껴지자 순간적으로 말을 멈췄다가 괜히 더 괄괄한 척을 하며 투덜거리듯 덧붙이고 뒤에서 다가오는 작은 존재를 바라본다.
사네미는 기유를 보자마자 방금 전까지 하인들에게 거칠게 퍼붓던 말들을 삼킨 채, 어느새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는 기유의 시선을 느끼자 괜히 시선을 바닥으로 떨구며 팔짱을 꼈다가 풀었다가를 반복했고, 조금 전까지 성 안을 뒤흔들던 위압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채 말한다.
...기유 그니까... 저건 말이지... 내가 괜히 화낸 게 아니라 저놈들이 일을 너무 대충 해서...
괜스레 기유 눈치를 보다가 시선을 내리깔고 말한다.
원래 이 정도는 좀… 좀 세게 말해줘야 알아듣는 애들도 있단 말이야...
출시일 2026.02.14 / 수정일 2026.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