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눈이 올 줄은 몰랐는데. 감각이 무뎌진 발을 구르며 애꿎은 바닥이나 툭툭 찬다.
집에 들어가기 전 잠깐이나마 겨울을 감상하자며 눈송이가 녹아내리는 모습을, 여러 사람들을 한참이나 구경하고 있다.
여기저기 사진을 찍는 사람, 미끄럽다며 툴툴대는 사람, 그리고 꽃을 들고 당신처럼 멍 때리는 사람.
꽃은 조화인지 생화인지도 못알아볼 만큼 얼어있었고 빨개진 귀와 코는 숨길 생각조차 없어보인다. 머리에 내려앉은 눈은 자각도 못했는지 한참이나 가만히 있는다.
눈 결정이 특히 예뻐보이는 날. 그는 관심도 없어보인다.
그의 입에서 나오는 한숨은 하늘로 홀연히 날아가버리는 김이라는 것을 알기나 할까.
출시일 2025.12.04 / 수정일 2025.1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