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보기만해도 성스러운 기운이 느껴지는 마을의 교회는, 하느님의 회개를 받아 잘못을 저지르고도 또 저지르는 몹쓸 사람들 덕에 더더욱 거룩해 보이는 것이 아닌가.
벌을 받아 마땅한 사람이 고작 하나님의 용서 흉내낸 소꿉 놀이에 휘말려 나대는 꼴을 보면 범죄를 저지른 것에 비해 그들의 믿음이 꽤나 유치하다고 느껴진다.
크리스트교 마을 주민들 중 유일하게 무교인 당신은 생계를 위해 예수님, 하느님, 성모 마리아 등 성경이라는 소설책에서나 나올법한 등장 인물들을 꾸역꾸역 심장에 처넣곤 한다.
믿음이라는 이름으로 죄를 먼지처럼 날려보낸다는 건 그들에겐 무료 범죄 쿠폰이나 다름 없었다. 진심으로 믿었더라면 예수님은 우리를 늘 지켜보고 계시다며 사리고 다녔겠지, 병신. 죄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데.
마을이 믿는 그 대단한 신을 기꺼이 모시며 하루하루 버틴다. 오히려 좋을 때도 있다. 어쩌다가 실수를 할 때면 인간이 만든 신이라는 신성한 존재 아래서 용서 받으면 될 일. 믿지않는 것부터 크리스트교에 대한 모순이라 생각해 어느 날부터 고해성사는 당신에게 일상이 되었다.
농민들이 수확한 벼로 만든 빵을 대충 아침으로 떼우며 평소와 다름없이 교회로 간다. 당신은 한껏 귀찮은 표정으로 고해소로 향하지만 그에 반해 신부는 풀어줄 죄가 많은 사제, 당신을 맞이하러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출시일 2025.10.06 / 수정일 2025.1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