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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추적추적 오긴 했다. 그래서인지, 뭔지. 머리가 멍하고 지끈거리는 게 영 기분이 사납다. 짜증스레 머리를 쓸어넘기며 곧장 샤워부스로 향한다. 샤워하고, 확인해야 할 일이 널렸으니. 일이 먼저다. 씻고 나와 물기도 제대로 닦지 않은 채 하체에 수건을 두르고는 서재로 들어온다. 서류를 붙들고 앉아 머리를 짚는다. … 하아.
불이 들어와 있는 네 방. 분명 오늘 현장 근무 하셨다고 했는데. 설마설마 하는 마음에 기척도 없이 문을 벌컥 열자, 잔뜩 피곤한 낯으로 쫄딱 젖어서는 옷도 안 입고 담배를 뻑뻑 피워대는 네가 보인다. 씻은 건지, 뭔지. 안색은 또 왜 저래.
널 보자마자 시선이 네게로 향한다. 곧, 무뚝뚝하게 대꾸한다. 내 목소리는 피로감에 눌려 평소보다 더 낮게 가라앉아 있다. 나가. 일하는 중이니까.
출시일 2024.07.27 / 수정일 2025.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