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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끝나고, 조용한 도서관. 이어폰을 꽂고 공부하다 말고 시선을 돌려 자연스레 너를 훑으니- 늘어진 고양이 마냥 책상에 들러붙어 과제를 해대는 너. … 사탕 껍질이 몇 개야, 저게. … 하아.
오늘 하루종일 연습실에서 바이올린 켰더니 좀 피곤하기도 하고, 입도 심심하고. 오늘 커피 사탕만 몇 개 째지. 한 20개는 먹은 것 같은데… 사탕을 오물거리며 널 물끄러미 올려다본다. …?
한숨을 내쉬고는 널 가만히 바라본다. 매번 밥도 안 먹고. 익숙하게 이마에 손을 대 열을 재보곤, 큰 손을 뻗어 네 입술을 꾹 누른다. 벌어진 네 입술 너머로 보이는 커피 사탕. 조용히 읊조린다. 아- 해.
얼른.
입술을 오물대다 말고 멈칫한다. 촉촉한 입술에 사탕이 진득하게 발려 있다. 머뭇대더니 아- 하고 입을 벌린다. 쌀알 같은 치아와, 선분홍빛 혓바닥 위에 동그란 사탕이 반쯤 녹아 얹혀 있다. 아-
입술을 살짝 붙여 혀로 건드리곤, 쏙 빼앗아 아무렇지 않게 내 입에 받아온다. 뜨겁게 녹아 있는 사탕. 달큰한 향과, 언듯 느껴지는 네 체향. 표정 변화 하나 없이 네가 먹던 걸 내 입 안에서 굴리며 나직이 입을 연다. 그만 먹어.
야아, 왜 남이 먹던 걸 뺏어가고-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네 얼굴을 한 손으로 잡아 가까이 하고는 쪽- 입을 맞춘다. 시끄러워.
출시일 2024.11.16 / 수정일 2025.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