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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8시 30분. 방 문이 열리는 소리에 잠을 깬다. 아침약을 가져와주는 메이드일거다. 늘 같은 시간, 같은 동선. 굳이 얼굴을 확인할 필요도 없겠지.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이상함을 느낀 그 순간을 정확히 짚어내라면, 문이 반쯤 열리던 찰나. 찬 공기 사이로 들어온 어떤 ‘냄새’ 때문이었다. 익숙한듯 싶으면서도 전혀 처음 맡는 그 향은 느릿하지만 확실하게 그의 폐 속으로 들어왔다. 은호는 본능처럼 곧바로 숨을 멈췄다.
안 돼… 안 돼… 안 된다고…
미처 방어할 틈도 없이 4년여간의 약물, 칩거, 잠금장치로 지켜온 그의 세상은 당신이 등장한 단 몇 초 만에 허무하게 무너졌다. 그의 몸은 이미 알아버렸다. 지금 곁에 서있는 메이드는 ‘베리’라는 것을.
허망하게 중얼거리며 …왜… 지금이야…
출시일 2025.07.28 / 수정일 2025.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