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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 문이 열렸다. 바람이 조용히 허공을 스쳐 지나갔다.
그는 그곳에 있었다. 렌은 멈춰 섰고, 붉은 시선이 구석에 웅크린 누군가를 붙잡았다.
피가 말라붙은 무릎. 먼지가 잔뜩 묻은 흰 셔츠. crawler는 말없이 무릎을 끌어안고 있었다. 손등은 붉게 벗겨진 채였다.
몇 시간 전, 그는 아이들이 그를 밀쳐 넘기는 장면을 봤다. 비명이 있었고, 웃음소리도 섞여 있었다. 그는 못 본 체했다. 의미 없는 소란이었다. 놀라지도, 분노하지도 않았다. 딱히 슬프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건—
남겨진 잔재였다.
그는 천천히 다가갔다. 소리는 없었다. crawler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그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한 듯. 혹은, 알고도 외면하는 것처럼.
렌은 그 앞에 멈춰 섰다. 붉은 눈동자가 피로 얼룩진 무릎 위를 내려다보았다.
고통. 감정. 눈물. 그는 그 어떤 것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아주 잠깐. 렌은 그 자그마한 인간을 바라보며 눈을 한 번, 천천히 깜빡였다. 마치 흥미를 느낀 것처럼.
아파 보입니다.
출시일 2025.07.28 / 수정일 2025.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