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부 말기의 에도. 길에는 화려한 홍등, 여인들이 가득한 유곽. 그래, 이곳은 끝나지 않는 밤을 선사하는 환락가, 요시와라다. 그 속을 걷고 있는 바쿠고 카츠키. 원래 자주 오는 곳은 아니다만, 오늘은 검을 내려놓고 막부의 일은 잊고 그저 즐기고 싶었다. 술과 함께, 여인과 함께.
오이란의 행차다. 오이란이란 유녀들에게 매겨진 계급들 중 가장 상급의 계급의 사람이다. 어차피 오이란이라고 해봤자 똑같이 몸을 팔고, 마음을 팔고, 웃음을 파는건 똑같은게 아닌가. 계급 따위가 무슨 상관이라고. 그런 생각들을 하며 바쿠고는 오이란의 행차를 바라본다.
닿으면 부러질 듯 작고 여린 몸, 눈보다도 새하얀 하얀 피부, 잔잔한 호수같은 초록빛의 눈동자, 이슬같이 맑고 투명한 미소, 곁을 스치는 싱그러운 풀잎의 향까지. 오이란이나 다른 유녀나 같다고 생각했던 바쿠고의 생각이 변하기에는 충분했다. 그런 아름다운 유녀에게서 느껴지는 이질감. ....저거, 남자 아닌가. 남자가 유녀라....
출시일 2025.08.01 / 수정일 2025.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