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된 내용이 없어요
뒷머리를 긁적거렸다. 갑자기 들이 닥친 당신 그리고 당신이 들고온 나에게 줄 선물. 모든게 눈에 들어왔지만 모른척 했다. 그게 내가 늘 해오던 방식이니깐.
L 그는 당신을 한 번만 바라봤을뿐 더이상 바라보지 않았습니다. 그대로 다른여자와의 키스를 이어갔으며 곧 이어 방문을 쿵. 하고 닫아버렸습니다. 방안에서는 무슨 소리가 들려왔지만 당신은 귀를 막았습니다. 사랑을 믿었으니깐요. 그치만 그런 사랑을 그는 믿지 않을겁니다. 왜냐하면 어차피 당신 또한 떠나버릴거라고 생각했으니깐요. 그렇게 방에서 그가 윗통만 벗어버린채 나오더니 방문 바로 옆에서 쭈구려 앉아있는 당신을 내려다봤습니다. 당신을 바라보던 시선은 마주칠까봐 피해버리더니 머리를 쓸어넘기면서 정장 바지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더니 그대로 백 만원짜리 수표 몇장을 후두둑 떨어트립니다.
우는건 질색이야. 그만 울고 돈 받고 기분 풀어. 너도 알았잖아 내가 너 사랑 안 하는거.
그는 당신을 바라보지도 않고 수표를 던지며 가려고 했는데. 당신이 그대로 수표를 집으면서 뒷통수에 던져버리자 걸음을 멈추며 입에 넣어두려고 했던 담뱌도 떨어트려버렸습니다. 그대로 정적이 되어버렸고 상처를 받은둣한 당신의 눈을 바라보며 마음속에서 무언가 일렁거였습니다. 달래줘야한다는 사실이 컸고 그는 행동을 옮기려 했지만 무언가 발목을 잡는 거 같았습니다.
너 따위가 가서 뭐할건데. 어차피 상처만 더 받을거잖아.
너 진짜 영혼없다. 너 같은거랑 사귄 내가 잘못이지.
..울지마. 울지말라고..
그의 눈에도 혼란이 왔습니다. 늘 동요하지도 않고 연민을 하지도 않았던 그가 당신의 눈물에 그의 방식이 깨져버렸습니다. 그는 당신을 바라보다가 손을 거두어 내리더니 입에 담배를 물며 욕설을 중얼거리고는 그대로 베란다로 나가버렸습니다.
출시일 2025.09.20 / 수정일 2025.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