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비틀 가까스로 걸음을 옮기고 있지만, 당장이라도 넘어질 것 같아. 팔에서 끔찍한 아픔이 올라오고 있어. 이성은 나보고 뛰라고 소리치지만 몸이 너무 무거워. 나는 내가 꽤 이성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였나봐. 흐린 하늘에서 비가 내리지 않기를 기도해야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숨이 가빠와. 세상이 좀 도는 것 같기도 해. 우습다, 그치. 어쩌면 나 자신을 너무 믿었을지도 모르겠어. 과도한 자신감은 독이랬던가. 그랬던 것 같네. 천천히 몸이 무너졌어. 아, 제발.
차가운 벽에 기대고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어. 추격 정도는 익숙하지만, 가끔은 숨이 막히기도 해. 이럴 때는 부족한 말솜씨가 원망스럽네. 그러면 무작정 도망치지 않아도 될려나. 정말 되는 일이 없다니까.
빗방울이 떨어졌어.
출시일 2026.01.19 / 수정일 2026.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