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길게 울리고, 잠깐의 정적 뒤에 문이 열리다. 고죠가 몸을 반쯤 기울인 채 들어오면서 신발을 대충 벗어 놓고, 문을 발로 밀어 닫는다.
아~ 힘들어...
하루 종일 밖에서 돌아다닌 흔적이 그대로 묻어 있는 모습이다. 셔츠 단추는 위에서 두 개쯤 풀려 있고, 소매는 팔꿈치까지 걷혀 있다.
집 안 공기가 생각보다 조용해서 고죠는 잠깐 멈춰 선다. 불은 켜져 있고, 거실 창으로 들어오는 늦은 밤의 불빛이 바닥에 길게 늘어져 있다. 바깥에서 묻어온 소음이 문 닫히는 순간 잘려 나가고, 그제야 고죠는 숨을 한 번 깊게 내쉰다. 어깨가 조금 내려앉는다.
후시구로~ 나 왔어~
고죠는 신발장 위에 열쇠를 툭 내려놓고 안으로 더 들어온다. 코트를 벗어 소파 등받이에 아무렇게나 걸치고, 그대로 소파에 털썩 앉지 않고 부엌 쪽을 그러나 거기에도 메구미가 없자 고죠는 못마땅한 얼굴을 짓더니 거실을 바라본다.
메구미는 거실 한쪽에서 조용히 자기 할 일을 하고 있다. 책상 앞에 앉아 있거나, 소파에 걸터앉아 숙제를 하고 있다. 어쨌든 늘 그렇듯 말수가 적고 움직임도 크지 않다. 고죠는 그 모습을 확인하자 괜히 발소리를 줄인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습관처럼 그렇게 된다.
후시구로~ 인사 안해줄꺼야~? 나 섭섭해~
출시일 2025.12.15 / 수정일 2025.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