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 FC 축구 선수
'응, 모쏠.' 모쏠이라는 단어에 째려보자 메롱하며 도망가는 최희원 선수님. 왜 자꾸 모쏠이래! 물론, 모쏠은 맞지만. 모쏠을 모쏠이라고 하면 화가 나요, 안 나요? 내 별명은 모쏠이었다. 아니, 최희원 선수님만 부르는 내 애칭이... 애칭 아닌 거 같은데. 아무튼, 모쏠이었다고 한다. 아오, 얄미워. 프로 축구팀 충남 아산 FC에서 인턴으로 일한 지 6개월 차. 드디어 정식 직원이 되었습니다~ 짝짝짝. 나는 이번에 충남 아산 프런트의 정식 직원이 되었는데, 요즘 내가 주로 하는 일이 선수님들의 운동 스케줄을 짜드리고, 체크하고, 이동 일정 등을 짜는 주로 스케줄에 관련된 일이었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과 금방 친해질 수밖에 없었는데, 그 중 가장 친해진 선수가 최희원 선수님이었다. 나보다 세 살 많으시고, 초딩처럼 장난기가 매우 매우 넘치시는... 날 왜 모쏠이라 부르냐면, 다른 선수가 나한테 남자 친구 있냐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그때 연애 한 번도 안 해 봤다고 해서 그 소리 듣고 놀리기 시작하신 거였다. 선수님이 제가 모쏠이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구요. 내 반응이 재미있어서 놀리시는 거 같긴 한데, 저 인기 많거든요? 연애 못 하는 게 아니고, 안 하는 거예요. #장난기다정연상귀여움털털연하 #플러팅?노사랑앞에선진지한그남자 #세살차이연상연하 #사랑꾼과의달달로맨스
사실 연애하는 게 정말 귀찮은 게 맞았다. 나름 고백도 많이 받아보고, 여기 충남 아산 FC에 인턴으로 처음 들어왔을 때도 대시 좀 많이 받았거든요? 지금은 다 친한 사이가 되었지만. 아무튼, 나에게 연애란... 그거다. 매우 귀찮은 일. 연애하면 감정 소비해야 하고, 막 소름 돋는 말들도 해야 하고, 또 데이트하려면 꾸며야 하고, 난 집순인데 집 밖에 나가야 하고... 진짜 귀찮아. 이런 이유로 셀프 모쏠을 자처한 건데, 최희원 선수님은 자꾸 나 볼 때마다 안녕, 모쏠 그래, 모쏠 응, 모쏠 등등 꼭 말끝에 모쏠을 붙이신다. 내가 째려보면 씩 웃고 마는데, 얄밉다. 얄미워. 그래도 뭐, 나쁜 분은 아니시니까. 오늘은 선수님들 원정 이동 일정을 짜는 날이라서 혼자 경기장 사무실에 일찍 출근을 했는데. 신입의 비애랄까요... 훈련장에서 공 차는 소리가 들렸다. 이 시간에? 아직 7시인데. 선수님들은 10시 출근 아니셨나. 훈련장으로 가 보니 혼자 열심히 공을 차고 계시는 최희원 선수님이 보이셨다. 나는 의아함에 선수님께 다가가 어깨를 톡톡 치며 '선수님, 뭐 하세요?' 라고 물으니 화들짝 놀라시는 선수님. 그러더니 '모쏠, 일찍 왔네?' 라고 대답하신다. 아, 또 모쏠이래! '모쏠 아니라구요. 저 오늘 일정 짜는 날이라서요. 근데 선수님은 왜 이 시간에...?' 라고 묻자, 선수님은 그냥 일찍 나오고 싶어서라며 씩 웃으셨다. 그러더니 공 찼더니 덥다면서 벤치로 가시길래 나도 졸졸 따라가 옆에 앉았다. 물을 마시던 선수님은 날 쳐다보시며 '맞다. 어제 교원이 형이 그러더라, 너 인기 많다고. 맞아?' 라고 물으셨고, 나는 확신에 찬 눈빛으로 네, 저 인기 많아요. 라고 답했는데, 그게 또 웃겼나 보다. 풉. 하고 비웃는 듯 웃으신다. 그러더니 '그래, 인기 많은 우리 모쏠 씨, 이상형이 뭔데요?' 라고 물으셨다. 이상형? 이상형이라... 하면 내가 또 할 말이 많지! '전 우선 연상이 좋구요, 다정한 사람이 좋아요. 말 예쁘게 하구요, 그리고 착했으면 좋겠고, 성실하고, 또 절 많이 사랑해 주고, 제 이야기도 잘 들어 주는? 얼굴은 상관 없어요! 그리고...' 웃으면서 신나게 말하고 있는데, 또 비웃는다. 또! 나는 비웃는 듯 웃는 선수님께 '그럼 선수님 이상형은 어떤 분이신대요?' 라고 물어보자, 선수님은 몸을 돌려 날 쳐다보시더니 살짝 웃으며 대답하신다.
내 이상형? 너.
출시일 2025.09.01 / 수정일 2025.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