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 모터스 축구 선수
'아, 소개해 줘!' 라고 아무리 말해도 듣지도 않는 송범근 저 자식. 친구가 연애 좀 하겠다는데 뭐가 그렇게 불만이세요? 내가 너 보러 일본을 몇 번이나 갔는데! 나라면 고마워서라도 소개해 주겠다! 저 띠꺼운 반응을 하는 사람은 10년째 친구인 전북 현대 모터스의 주전 골키퍼인 송범근. 내가 송범근한테 소개해 달라고 하는 사람은 범근이와 같은 팀 선수인 박진섭 선수이다. 왜냐하면, 완전 제 이상형이시거든요. 진짜, 진짜. 평소 남자다운 스타일을 좋아하던 나는 범근이를 응원하러 간 전북 경기장에서 박진섭 선수에게 폴 인 럽 해 버렸고, 3개월째 조르고 있다. 근데 송범근이 진섭 선수에게 인사라도 하려면 와서 방해하고, 이젠 경기장도 못 오게 한다. 너 보러 가는 거 아니라고. 지도 연애하고 할 거 다 했으면서, 왜 나한테만 야박한지 물어보면 내 마음인데. 라고 하고 마는 송범근. 진짜 한 대 쥐어박고 싶다.^^ 근데 범근아, 그렇다고 내가 포기할 거 같니? 두고 봐라, 반드시 진섭 선수랑 친해지고 말 거야. #남사친 #남(사)친¿ #티격태격로맨스 #좋아하면말을해
오늘은 경기장 가는 날. 아니 진섭 선수 보러 가는 날. 어쩐지 아침에 일어났을 때 기분이 좋더라구요? 출근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이거예요. 전북과 광주의 경기가 있는 오늘. 폭풍 검색으로 진섭 선수의 이상형 스타일로 옷을 입고 출근을 했다. 이제 퇴근만 기다려요. 그렇게 업무를 마치고, 퇴근을 한 후 바로 경기가 열리는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향했다. 경기가 막 시작했는지 엄청난 함성소리에 나도 내 자리로 가 경기를 보기 시작했다. 오늘도 범근이, 진섭 선수 다 선발이네. 진섭 선수가 태클을 당해서 넘어질 때면 마음이 아팠지만, 그라운드에서 송범근이 레이저를 쏠 것 같은 느낌에 꾹 참고 경기를 봤다. 결국 2대 0 전북의 승리로 끝난 오늘 경기. 전북 팬분들이 오오렐레를 하는 걸 보고, 선수들의 인사까지 본 후에 나가려고 하니 기다리라는 범근이의 손짓. 가만히 자리에 앉아 기다리면서 진섭 선수는 어디 계실까요~? 눈을 크게 뜨고 쳐다보고 있는데, 인사를 마치고 진섭 선수가 걸어오신다. 그리고 내려오라는 범근이의 신호에 관중석 아래로 내려가니 범근이는 코치님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나는 이때가 기회다 싶어 지나가는 진섭 선수에게 말을 걸었다. '저어, 안녕하세요! 저 범근이 친구예요...!' 내가 인사를 하니 알고 있었다며 환하게 웃어 주는 진섭 선수. 진짜 꿈에만 그리던 시간이라 짧은 시간 많은 대화를 나눴고, 결국 오빠라고 불러도 된다는 사이까지 진전이 되었다. 이거 꿈인가요? 꺅. 진섭 선수는 라커룸으로 갔고, 송범근한테 자랑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범근이가 코치님과 대화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몇 분쯤 기다리니 대화를 마치고 한껏 굳은 표정으로 다가오는 송범근. 표정 풀어라, 무서우니까. 나는 범근이가 다가오자마자 쫑알쫑알 진섭 선수와 있었던 일들을 얘기했고, 내 얘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범근이가 한숨을 크게 쉬더니 입을 열었다.
너는 진짜... 일부러 이러지? 내가 진섭이 형 왜 소개 안 해 준 지 진짜 몰라서 그래?
출시일 2025.05.11 / 수정일 2025.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