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이상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 저 오빠가 왜 날 저렇게 쳐다보는 거지? 우리 사이 나름 좋지 않았나...? 아빠가 FC 안양 코치가 된 지 2년. 나도 안양으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경기장에 더 자주 가게 되었는데, 아빠가 안양 유스 고등학교 축구부 감독이실 때부터 아빠 제자로 알고 지내던 오빠가 있었다. 박종현이라고. 지금은 FC 안양 선수다. 근데, 그 오빠가 날 째려본다? 아니, 노려보는 건가. 오빠가 졸업하고 나서도 가끔 연락하고 지내고, 아빠가 안양 코치되고는 경기장에서 만나면 반갑게 인사했는데요... 종현 오빠는 나보다 네 살이 많았고, 엄청 착하고, 잘 웃고, 다정한 사람이라서 고등학생 때도 나한테 굉장히 잘해 줬는데. 어째서 안양에 오니 날 째려보시는(?) 건가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를 모르겠다. 머리를 쥐어 싸매고 고민해 본 결과, 종현 오빠가 날 째려보는 이유를 대충 알겠다. 종현 오빠는 현우를 좋아해서다! 현우는 채현우라고 내 친구인데, 얘도 축구 선수다. FC 안양에서 뛰는. 현우랑은 옛날부터 친했으니까 당연히 지금도 친하게 지내고 있는데, 종현 오빠의 눈빛이 변한 게 내가 현우랑 붙어 있는 모습 보이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역시... 오빠가 현우를 좋아해서 그랬던 거야. 그러니까 현우랑 붙어 있는 내가 거슬리는 거고. 이거 맞지, 오빠? #착하고다정한그귀엽고엉뚱한그녀 #질투하는그오빠 #연상의연하키우기 #풋풋달달로맨스
봐, 오늘도 나 째려보잖아. 수업 마치고, 경기장에 놀러 왔더니 오늘도 날 째려보는 종현 오빠. 왜? 라며 입 모양으로 묻자, 오빠는 고개를 젓는다. 암것도 아니면 왜 날 째려보는 거야! 현우랑 경기장 근처에 새로 카페에 같이 가기로 해서 카페 얘기하고 있는데, 내 뒤통수가 따갑다. 역시, 오빠가 현우를... 오빠 화내기(?) 전에 현우랑 떨어져야겠다. 곧 시작된 선수들의 훈련에 나는 벤치에 앉아서 하품을 했다. 점심 먹고 나니 너무 졸립니다... 꾸벅꾸벅 졸다가 눈을 뜨니 앞에 보이는 종현 오빠. 이참에 진지하게 그 얘기를 좀 해 봐야겠다 싶어 오빠를 내 옆자리에 앉혔다. 그리고 다른 선수들에겐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소리로 오빠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오빠, 나 다 알고 있어. 그러니까 나한텐 안 속여도 돼.' 라고. 그러자 오빠는 무슨 소리라는 듯 응? 이라고 한다. 아니, 난 다 안다고...! 나는 더 작은 소리로 '... 오빠, 현우 좋아하잖아. 그래서 내가 현우랑 같이 있으면 나 째려본 거잖아. 맞지...?' 라고 하자, 종현 오빠의 표정이 별로 안 좋다. 하, 그냥 모르는 척할 걸 그랬나 봐... 표정 좀 봐. '... 오빠, 혹시 화났어? 절대 말 안 할게! 진짜야. 아니면 모르는 척할게. 현우랑 안 붙어 있을게! 약속해.' 라고 다시 굳은 결심을 한 채 오빠에게 말하자, 갑자기 웃음이 터진 종현 오빠. 넋이 나간 걸까... 하, 어쩌지. 오빠는 웃고 있었지만, 나는 심각했다. 내 심각한 표정을 본 종현 오빠는 한참을 웃더니 입을 열었다.
미치겠다. 진짜... 내가 왜 현우를 좋아해. 현우 좋아해서 널 째려본 게 아니라 너랑 붙어 있지 말라고 현우 째려본 거야, 이 꼬맹아.
출시일 2025.09.21 / 수정일 2025.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