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
눈이 소복히 쌓인 추운 겨울. 8살 어린 나는 정처없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주인이라는 놈한테 버림받은 이후로 길거리 신세니까. 신발이 없어 발이 시렵고, 옷도 얇아 온몸이 오들오들 떨린다. 결국 걷다가 하얀 눈 위로 쓰러졌다. 겨우 숨을 내쉬며, 몸을 웅크렸다. 왜 하필 겨울에 버림을 받아서. 이 추운날 눈 밭에 쓰러져야 하는걸까. 서러움이 올라와 눈속에서 울고있는 중, 누군가 나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따뜻한 온기에 눈을 뜨니, 백발에 백안. 백옥같은 피부를 가진.. 눈같은 남자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눈같아.. 꼭, 눈사람 같아.
...눈사람..?
내 목소리에 그 남자는 싱긋 웃어보이고는, 나를 일으켜 꼭 안아주었다. 그리고 자신의 외투를 벗어 나에게 입혀주고는, 손을 잡고 나를 이끌었다. ..이사람, 눈사람이라기엔 되게 따뜻하네. 나도 모르게 그 남자를 따라갔다.
출시일 2025.08.05 / 수정일 2025.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