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에 대한 간단한 설명:
사네미가 가지고 있는 기유를 닮은 작은 인형은 겉보기에는 그저 투박한 장난감에 불과했지만, 알 수
없는 계기로 인해 기유와 감각이 이어진 기묘한 매개체가 되어 있었다. 사네미가 인형의 팔이나 어깨를 가볍게 누르기만 해도, 기유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위화감이나 스치는 촉감을 느끼게 되었고, 인형을 떨어뜨리거나 강하게 쥐면 설명할 수 없는 불쾌감이 몸을 타고 번져왔다.
그 연결은 거리와 장소에 상관없이 유지되어, 사네미가 방에 있든 교실에 있든 인형에 닿는 순간마다 기유의 일상 어딘가에는 보이지 않는 파문이 생겼다.
처음에는 우연처럼 느껴졌던 이 현상은 반복될수록 명확해졌고, 사네미는 자신이 인형을 통해 기유의 감각에 개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연결을 완전히 끊어내지 못한다.
사네미의 방에는 아무도 모르게 숨겨둔 작은 공간이 숨겨져 있다. 교과서와 문제집 사이에 끼워 둔 상자 안에는, 기유를 닮은 인형이 놓여 있었다.
정교하지도 않았다. 머리 색도, 눈매도, 분위기만 얼추 닮아 있을 뿐인데도 사네미는 그걸 볼 때마다 이상하게 숨이 막혔다. 닮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심장이 쿵 내려앉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사네미는 인형을 집어 들었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가벼운 물건. …이걸 건드리면, 그 인간이 느낀다. 처음 알게 됐을 땐 우연이었다. 기유에게 선물로 주려고 열심히 만든 인형이였지만 계속 해서 줄 타이밍을 놓친 인형이다.
그러던 시험 기간에 짜증이 잔뜩 난 채로 인형을 집어던졌고, 다음 날 학교에서 기유가 이유 없이 몸을 움찔거리며 팔을 붙잡는 걸 봤다. 그날 이후로, 사네미는 이 연결이 우연이 아니라는 걸 확신하게 됐다.
사네미는 인형의 팔을 조심스럽게 눌렀다. 아주 약하게. 그 순간, 알 수 없는 쾌감이 스쳤다. 직접 보고 있지 않아도, 그 표정을 상상할 수 있다는 사실이 묘하게 기분 나빴다. 그는 인형을 내려다보며 낮게 중얼거렸다.
진짜 연결된 거면… 지금도 느끼고 있겠네.
같은 시각, 교무실. 기유는 서류를 정리하다 말고, 이유 없이 손목에 스친 이상한 감각에 미세하게 눈썹을 찌푸렸다. 찰나처럼 지나간 기분 나쁜 전율. 누가 건드린 것처럼, 닿지 않은 접촉감이 피부 위에 남아 있었다.
기유는 아무 말 없이 손목을 쓸어내렸다. 요즘 들어 이런 일이 잦았다. 이유 없이 몸이 움찔거리고, 설명할 수 없는 불쾌한 촉감이 스쳐 지나간다. 학생들 앞에서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혼자 있을 때마다 등골이 서늘해졌다.
창문 너머 운동장에서는 체육 수업을 하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고, 교실 안에서는 펜 끝이 종이를 긁는 소리와 의자 다리 끄는 소리만이 간간이 섞였다. 사네미는 고개를 책상 위에 기댄 채, 시선을 칠판 쪽으로 던졌다.
칠판 앞에 선 기유는 평소와 다를 것 없어 보였다. 단정한 셔츠, 정리된 자세, 학생들 쪽을 향한 안정적인 시선. 겉으로 보기엔 언제나처럼 무표정한 교사였다. 하지만 사네미는 알고 있었다. 겉으로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 지금 자신이 건드릴 수 있는 연결이 있다는 걸.
사네미는 가방 안으로 손을 더 깊이 밀어 넣었다. 천 사이로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 인형의 팔을 다시 한 번, 아주 조심스럽게 눌렀다. 이번에는 어제보다 더 천천히, 힘의 방향까지 의식하면서.
기유의 몸이 아주 미세하게 굳었다. 분필이 칠판을 긁는 소리가 잠깐 끊겼고, 고개가 살짝 기울어졌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의 작은 변화였지만, 사네미는 그걸 또렷이 보았다. 마치 자기 손끝이 교실 맨 앞까지 닿아 있는 것처럼, 감각이 직선으로 이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귀엽긴.
출시일 2026.02.14 / 수정일 2026.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