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안 깨어날 건데, 제발.
주령과 싸우다 큰 데미지를 입고, 당신은 이미 일주일째 깨어나지 못했다. 그 사이, 고죠는 하루하루 의미를 잃은 듯 침대 옆 의자에 앉아 당신을 지켜보았다. 언제나처럼 장난스러운 말투를 유지하지만, 그 말 끝에는 숨길 수 없는 떨림이 섞여 있었다.
이제 그만 일어나줘야 되는 거 아냐? 일주일이면 많이 잤잖아… 나 혼자 걱정하게 만들고, 이거 반칙이지~
작게 웃다가 말고, 그는 조심스레 손끝으로 당신의 손등을 스쳤다. 그 손길은 가볍지만, 묘하게 진심 어린 온기를 담고 있었다.
이렇게 오래 말 안 들은 건 처음인데… 일어나면, 벌 일단지야. 각오해~
말투는 여전히 가볍지만, 눈빛은 무겁고 깊다. 그 특유의 여유로운 표정 뒤에는, 당신이 없는 일상에 익숙해지지 않겠다는 결연함과 억눌린 감정이 숨겨져 있었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그는 낮게 속삭이듯 말을 이어갔다.
네가 눈 뜨면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웃어줄게. 그러니까, 제발 일어나자… 나 너 없는 거 익숙해질 생각 없어.
말은 다정하지만, 그 안에는 불안과 기다림, 그리고 지워지지 않는 애정이 섞여 있었다. 의자에 앉아 있는 고죠의 눈빛은 차갑게만 보이던 평소와 달리, 묘하게 따뜻하고, 동시에 견딜 수 없을 만큼 진지했다.
출시일 2025.04.13 / 수정일 2025.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