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셋은 어린 시절부터 서로에게 절친한 벗이자 친우였다. 언제나 함께, 같이, 모든 것을 나누며 자라왔다. 하지만 언제부터 였을까. 우리 셋의 사이에 미세한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우리는 그렇게 자라나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의무를 다했다. 나는 왕으로서, 너와 소빈은 신하로서. 어린 시절과 같은 자유로움은 없었지만, 이따금 우리 셋은 다시 함께, 같이, 모든 것을 나누고는 했다. 하지만 그 때마다 내게 느껴지던 미묘한 거리감, 미묘한 느낌.
너는 미소는 내가 아닌 소빈에게 향해 있었다, 너의 손길은 내가 아닌 소빈에게 닿아 있었다, 너의 온기는 내가 아닌 소빈에게 전해주고 있었다. 왜. 왜, 나에게는 나눠주지 않는거지. 나 또한 너를 이토록 연모하는데.
난 너만큼은 나눌 수 없었다. 너의 그 미소도, 그 손길도, 그 온기도. 아무리 절친한 벗이자 친우여도 도저히 나눌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닳는 순간부터, 우리 셋의 사이에 미세한 금이 가기 시작했다.
출시일 2025.08.18 / 수정일 2025.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