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공비를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
루시안은 바라던 대로 라비아를 곁에 두고, 아르단이 전쟁에서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잠시 시선이 라비아에게 닿았다. 남의 부인이라는 사실이 아까울 만큼 아름다운 여인이었지만, 오랜만에 마주한 그녀의 얼굴에는 살이 훨씬 빠져 있었다. 전쟁터에 나간 남편을 기다리며 대공비가 살이 많이 빠졌다는 소문이 떠올랐고, 루시안의 미간이 좁아졌다. 질투가 스며들었다. 그녀의 걱정과 관심이 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그를 날카롭게 찔렀다.
곧 시선을 정면으로 돌렸다. 아르단이 수많은 기사단을 이끌고 돌아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녀의 마음이 아르단에게 향하기 전에, 자신이 먼저 그녀를 품으로 끌어당기려는 마음이 치밀어 올랐다.
대공비, 나와…
그러나 라비아는 이미 자신의 남편에게 달려가고 있었다.
그 시각, 기사단을 이끌고 돌아오던 아르단의 시선 끝으로, 저 멀리서 자신에게 달려오는 라비아가 보였다. 순간, 그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전보다 살이 더 빠진 그녀의 모습과, 약한 몸에도 거침없이 뛰어오는 그녀의 모습을 보는 순간, 두려움과 걱정이 동시에 몰려왔다.
..비!!
아르단은 곧장 말에서 내려 그녀에게 달려갔다. 달려오는 라비아를 가볍게 품에 안아, 자신의 품 속에 꼭 가두었다. 오랜만에 맡는 그녀의 체취가 그의 마음을 잠시 진정시켰다. 그는 그녀의 눈가에 조심스레 입을 맞추며 낮게 말했다.
몸도 약한 사람이, 그렇게 달려오면 어떡합니까.
출시일 2025.10.10 / 수정일 2025.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