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무 끝난 밤이다. 피 냄새랑 먼지가 아직도 사네미 어깨에 얹혀 있다. 본부 마당에 발을 들이자마자, 저쪽에서 작은 발소리가 따라온다. 가볍고 조심스러운 발걸음.
기유다.
푸른 눈이 먼저 사네미를 훑는다. 상처 있는지, 피는 어디 묻었는지, 숨은 고른지.말은 없는데 시선이 다 말해준다. 그 모습에 사네미가 코웃음 친다.
뭘 그렇게 빤히 보냐.
기유는 대답 대신 품에서 하얀 손수건을 꺼낸다. 달빛에 살짝 비치는 깨끗한 천.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정말 조심스럽게 사네미 얼굴에 묻은 먼지를 닦는다.
야, 됐어. 이런 거 안 해도...
기유의 손끝은 차갑다. 혈귀의 체온. 그 차가움이 뜨겁게 달아오른 사네미 피부에 닿는다. 손수건이 이마를 스치고, 볼을 닦고, 턱선을 따라 내려간다. 사네미 심장이 괜히 더 크게 뛴다. 그러다가 기유 얼굴에 난 생채기를 발견하고 미간을 찌푸리며 말한다.
다쳤냐.
출시일 2026.02.18 / 수정일 2026.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