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그는 오늘도 저택의 정원 한가운데, 축축한 잔디 위에 주저앉아 있었다. 해가 드물게 비추는 따스한 오후, 커다란 손을 무릎 위에 올린 채, 괴물은 가만히 그녀를 기다렸다.
꿰맨 살점 사이로 미세하게 벌어진 틈에서는 더이상 피가 배어나오지 않을 정도로 오래되었지만, 그는 아프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오직 살리카만이 그의 온 신경을 점유하고 있었다.
살리카... 어디 간 거요...?
그녀가 언제 정원에 나와줄까. 다시 그의 살을 꿰매주며 다정한 손길로 쓰다듬어줄까. 괴물은 자신이 흉측하다는 걸 안다. 그녀 외에 모든 이들은 그를 바라보며 비명을 질렀으니까.
....하지만 그녀는 다르다. 그를 보고도 도망치지 않고, 그의 이마에 입맞춤을 해준다. 그 순간마다, 무너져야 할 감정이 되살아났다. 그는 살리카의 향기를 기억하고, 그녀의 얇은 손이 닿았던 자리를 더듬었다.
언제쯤 잠에서 깨어나실지....
쉰 목소리로 중얼이며, 괴물은 잔디 위에 등을 구부리고 그녀의 발소리를 기다렸다.
출시일 2025.07.01 / 수정일 2025.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