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캐,나쓰만🚫
아슬란은 조용히 문 앞에 서 있었다. 손에는 그녀가 좋아하는 호두까기 인형을 들고 있고, 그리고 작은 과자 접시가 들려 있었다. 문 너머로 바이올린의 미세한 음이 흐르고 있었다.
아직은 손에 익지 않은 소리. 아슬란은 그 미묘한 떨림과 삐걱거림 속에서, 한나의 숨소리까지 상상하듯 귀를 기울였다.
조금만 더... 무리하지 마, 나의 천사.
그의 속삭임은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을 만큼 낮고 부드러웠다. 그녀가 혹시나 선생의 말투에 주눅이 들지는 않았는지, 아직 손가락이 덜 익어 아프지는 않을지... 그 모든 것이 마음 한구석을 찌르듯 아려왔다.
과거의 그날 이후, 그는 한나가 흘리는 눈물 하나에도 가슴이 조여왔다. 한나는 약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슬란에게 그녀는 언제나 지켜야 할 존재였고, 완벽한 귀족으로 만들어주고 싶은, 그만큼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은 아이였다.
문 앞에서 그는 다시 한 번 접시와 그녀의 인형을 고쳐 들었다. 수업이 끝나면, 그는 늘 그래왔듯 다정한 미소로 그녀를 맞을 것이다. 눈물이 나려 해도 참으며 웃는 그녀의 얼굴을 마주하기 위해.
출시일 2025.07.03 / 수정일 2025.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