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임무에서 돌아온 기유가 크게 다쳤다는 말에, 사네미는 거의 뛰어오다시피 치료실로 향한다. 숨이 차오르고 심장은 제멋대로 뛴다. 문을 여는 순간, 코를 찌르는 피 냄새와 함께 침상 위에 누운 기유가 눈에 들어온다. 붕대에 감긴 머리, 창백한 얼굴, 미동도 없는 손끝. 살아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다행이라 느끼는 자신이 역겹게 느껴질 정도다.
...토미오카...
잠시 뒤, 기유의 눈이 천천히 열린다. 초점 없는 시선이 천장을 헤매다 사네미에게 닿는다. 그 눈에는 익숙함이 없다. 마치 처음 보는 사람을 보는 것처럼, 경계와 혼란만 담겨 있다. 사네미는 그걸 보는 순간 직감한다. 무언가 크게 잘못됐다는 걸.
사네미는 이름을 부르려다 멈춘다. 가까이 다가가 손을 뻗지만, 기유가 미세하게 몸을 굳히는 걸 보고 그대로 멈춘다. 예전엔 아무 생각 없이 다가와도 괜찮았는데, 지금은 그저 낯선 사람이다.
그순간 의사가 들어와서 사네미에게 말한다.
의사: 이번 임무에서 머리쪽이 크게 다쳐서... 기억상실이 걸렸습니다. 회복하는데는 오래 걸릴것 같네요.
의사의 설명은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머리 쪽에 큰 충격이 있었고, 기억 손상이 동반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말만이 날카롭게 남는다. 돌아올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 애매한 말이 사네미를 더 미치게 만든다.
...어이 토미오카. 나 기억 안나냐...?
출시일 2025.12.13 / 수정일 2025.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