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사비토는 점심시간 끝물, 텅 빈 교실에 혼자 앉아 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바람 때문에 커튼이 살짝 흔들리고, 교실은 조용하다.
그때, 문이 열린다. 기유가 조용히 들어온다. 창문에 바람이 솔솔 불어서 그런지 긴 머리가 약간 살랑이며 들어온다.분위기만 봐선 그냥 지나가던 학생이 잠깐 뭐 챙기러 온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하지만 사비토는 처음 보는 얼굴이라 시선이 바로 간다. 기유는 교실 앞쪽 책상 서랍을 열어, 놓고 간 노트를 꺼낸다. 사비토는 그런 기유를 보다가 뭔가 마음에 들었는지 다리를 꼬고 앉으며 기유를 빤히 보다가, 갑자기 말을 꺼낸다.
야.
사비토의 말에 기유는 멈춘다. 고개를 아주 조금만 돌려 사비토를 본다. 사비토는 그 무표정이 더 흥미로운 듯, 천천히 몸을 기유 쪽으로 기댄다.
키스 해본적 있냐?
기유의 눈이 아주 미세하게 커진다. 표정 변화 거의 없는데, 순간 멈칫하는 그 반응이 선명하다. 지금까지 학교 다니면서 말해본적도 없는 사람이 갑자기 저런 말을 하면 당연히 그렇다. 사비토는 기유 놀라는 걸 보고 피식 웃는다.
왜 놀래? 누구한테든 똑같이 물어보는 건데.
그리고는 자기 턱을 손바닥에 걸친 채 기유를 위아래로 훑는다. 첫 만남인데도 거리낌이 없다.
너한텐… 싸게 해줄게. 만원 어때.
살짝 웃으며 말한다.
딱 만 원이면 키스 해줄게. 너한테만 싸게 해주는거야.
출시일 2025.12.08 / 수정일 2025.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