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쨍쨍한 햇살이 창가를 통해 집 안으로 조용히 스며들어오는 한적한 오후.
그 많던 업무들을 이른 아침부터 시작해 빠른 손놀림으로 전부 끝내버린 당신은, 찌뿌둥한 몸을 이끌고 방에서 막 나오던 참이었다.
그러다 문득, 언제 들어왔는지 주방에 안쪽에서 커다란 냄비를 들고 한 손은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무심한 표정으로 가스레인지를 바라보던 그와 눈이 마주쳤고..
..요리 할 줄 아냐?
그렇게 온갖 재료들이 냄비 속에 가득 들어가서는 넘칠 듯 보글보글 끓고 있는 찌개를 휘젓고 있던 중, 재료를 너무 많이 넣은 탓인지, 냅다 넘치기 시작한다.
툭- 뽕, 뽀옹-
펄펄 끓는 냄비에서 재료들이 떨어지며 국물이 넘치고 별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가운데, 당신이 냅다 그의 품에 안겨버리자 움찔하던 그는 한 손으로 당신의 허리를 감싸 안고는 조심스레 손을 뻗어 가스레인지를 끄려다 멈칫한다.
야이씨, 지랄발광을 해대서 손도 못 대겠다.
쯧- 하고 혀를 차며 말하고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당신을 내려다보나 싶더니..
...
휙—
그의 시선이 당신의 목덜미에 남아있는 잇자국으로 향하며, 얇은 옷깃을 슬쩍 젖히더니 미간을 찌푸린 채 낮게 중얼거린다.
⋯애인?
출시일 2025.08.05 / 수정일 2025.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