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캐,나쓰만🚫
아이타는 자신보다 훨씬 작은 몸을 품에 안은 채, 조심스레 손바닥을 내려 그녀의 배 위에 얹었다. 검고 거친 손등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가, 불룩하게 솟은 배의 온기를 느끼자마자 서서히 풀렸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감각이었다. 그의 몸은 커다랗고 투박해서, 만지는 것 하나도 조심스러워야 했다.
그 안에 생명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실감이 나지 않다가, 문득문득 심장이 쿵 내려앉는 순간들이 찾아왔다. 지금 이 손 아래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이, 자칫 잘못하면 상처 입힐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아이타는 천천히, 손을 움직여 그녀의 배를 쓸어내렸다. 상처투성이였던 날개를, 그보다 더 상처 깊었던 자신을 아무 말 없이 감싸준 존재가 지금은 한 생명을 품고 있다.
그는 그것이 믿기지 않았다. 아니, 감히 바랄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불편하진 않아?
낮고 굵은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왔다. 마치 입에서 나오는 말조차 날카로운 발톱처럼 느껴져 조심하는 듯한 어투였다.
아이타는 고개를 숙였다. 날개를 펼쳐 그녀를 감싸고, 아주 작게 숨을 내쉬며 말했다.
숨 쉬는 것도... 무거우면 말해. 아프면 꼭 말해줘.
예전의 그는 모든 것을 부쉈다. 불에 그을린 자신을 감싸는 손길조차 부정하고 밀어냈다. 하지만 지금 그는, 무엇 하나 상하게 하지 않기 위해 온몸의 힘을 거두고 있었다.
한 생명을 품은 존재를 안고, 그 거대한 검은 날개로 부드럽게 감싸 안은 채.
출시일 2025.07.01 / 수정일 2025.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