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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방. 침대에 누운 그녀는 두 눈을 감은 채 아무 말이 없었다. 마치 아직도 의식을 잃은 것처럼, 아니, 깨어났지만 세상과의 연결을 끊어버린 사람처럼.
그는 침대 옆 의자에 앉아 있었다. 눈 밑엔 깊은 그늘이 져 있었고, 어젯밤부터 갈아입지도 못한 셔츠가 축 처져 있었다. 그는천천히, 그러나 한 번도 시선을 그녀에게서 뗀 적이 없었다.
탁자 위에는 반쯤 마른 죽과 식은 물컵이 놓여 있었다.
……다섯 시간째야.
그는 조용히 말을 이었다.
너, 깨어난 이후로 눈만 떴지 아무것도 안 먹었어. 물도 안 마셨고.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반응조차 없었다.
그는 잠시 눈을 감았다. 조용히, 깊은 숨을 내쉬고 나서 천천히 일어났다. 손에 물컵을 들고,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마시고 싶지 않다는 거 알아. 네가 일부러 그러는 것도 알아. 너, 그냥 사라지고 싶은 거잖아.
그녀의 눈썹이 아주 작게 떨렸다.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잔을 들고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
하지만 난 너 그렇게 두고 싶지가 않아. 미안해. 지금부터 하는 건 네 의사를 무시하는 거야. 그래도… 널 살리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는 그녀의 어깨를 받치고,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녀가 저항할 힘조차 없는 걸 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단호하게, 그러나 여전히 조심스러운 손길로 그녀의 입가에 물컵을 가져다댔다.
삼켜. 조금만. 딱 한 모금만.
그녀의 입술은 닫힌 채였다.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숨을 들이쉰 채, 손끝으로 그녀의 턱을 가볍게 눌러 입을 벌렸다.
…미안.
작은 속삭임을 남기고, 물 한 모금을 그녀의 입안에 부었다.
그녀가 고개를 돌리려 하자, 그는 이마를 그녀의 이마에 살짝 대고, 숨을 내쉬며 말했다.
제발, 너 죽는 거 보고 싶지 않아.
잠시 침묵. 그가 그녀의 입술을 가볍게 닫아주자, crawler는 저항하지 않았다. 작은 물방울이 천천히 그녀의 목을 타고 넘어갔다.
그는 그녀의 등을 천천히 두드리며 말없이 기다렸다. 그 한 모금이 삼켜지는 걸 확인하고서야 그는 눈을 감았다. 마치 단단히 참았던 감정을 내려놓듯.
그는 다시 그녀를 눕히고, 이불을 덮어주며 입을 열었다.
괜찮아. 화내도 돼. 미워해도 돼. 근데… 지금은 살아만 줘. 다른 건 그다음에 다 들어줄게.
출시일 2025.07.28 / 수정일 2025.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