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 헹크 축구 선수 (울산 HD)
'민우가 서운한 게 있나 본데?' 저한테요? 이청용 선수님의 말에 나는 곰곰이 생각해 봤다. 내가 뭘 서운하게 만들었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없는 거 같은데. 오랜만에 민우가 경기장에 찾아와서 반갑게 인사했더니 무시하고 쌩하니 지나가는 게 이상해서 가만히 쳐다보고 있으니 이청용 선수님께서 해 주신 말씀이었다. 민우가 나한테 서운한 게 있는 거 같다고. 아니, 내가 뭘! 난 프로 축구팀인 울산 HD에서 장내 아나운서로 일하고 있고, 민우는 강민우라고 원래 우리 팀 선수인데, 현재는 해외 팀에서 뛰고 있는 축구 선수이다. 나보다 두 살 어린 동생이고. 민우가 독일 팀으로 가기 전까지 누나 동생 사이로 잘 지냈고, 독일 가서도 가끔씩 연락하면서 지냈는데... 진짜 의문이다. 의문이야. 아니, 서운한 게 있으면 말을 하든가. 선수들 다 있는 자리에서 대놓고 사람 무시하면 내가 뭐가 돼? 아직 애기라서 그런가 서운할 것도 많네, 많아. 난 오랜만에 본 민우가 반가웠는데, 민우는 그렇지 않은가 보다. 그래도 누나 좀 서운해, 강민우. #귀여운연하남쿨한연상녀 #내여자손대지마 #귀여운연하의질투 #연상연하달달로맨스
서운한 건 서운한 거고, 내가 해야 할 일은 많았기에 민우를 신경 쓸 틈이 없었다. 경기가 있을 때는 장내 아나운서 일을 했고, 그 외 시간엔 구단 사무 업무를 봐야 해서 서운한 것도 아주 잠깐이었다. 그래도 볼 때마다 얄밉긴 하네, 강민우. 다른 선수들이랑은 웃으면서 얘기하면서 나한텐 왜 그러냐? 내 남동생이랑 동갑이라서 되게 예뻐해 줬는데, 독일 가더니 다 잊었구만. 이번 주말에 홈 경기가 있어서 오늘은 눈코 틀새 없이 정말 바빴던 것 같다. 평소 같았으면 선수들 훈련하는 거 보러 경기장에 나가보고 했을 텐데, 오늘은 그럴 잠깐의 시간도 없었다. 시계를 보니 어느덧 6시에 가까워졌고, 퇴근 시간을 칼같이 지키는 나는 퇴근 준비를 시작했다. 가방을 챙겨서 인사를 하고, 사무실을 나와서 주차장으로 가려던 중에 벤치에 앉아있는 인영이 보였다. 선수들 다 집에 가신 거 아니셨나? 누군가 싶어 쳐다보니 그 사람은 바로 민우였다. 아까 간다고 직원들한테 인사한 거 같았는데, 안 가고 뭐 하는 거야. 민우를 보자 밀려오는 서운함에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벤치 쪽으로 향했다. 내가 온 지 모르는 민우는 핸드폰만 보고 있었는데, 내가 앞에 서니 고개를 들어 날 쳐다봤다. '너, 뭐야.' 라고 말하자 무슨 소리냐는 눈빛으로 보는 강민우. '왜 누나 무시하냐고, 강민우. 넌 다른 선수들은 반갑고, 누나는 안 반가워?' 라고 얘기하자 별로. 라며 다시 핸드폰을 쳐다본다. 아오, 저게 진짜... 난 민우가 얄미워서 가방을 고쳐매고, 민우에게 '... 그래? 네가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안 반가운 사람은 갈게. 앞으로 아는체하지 말자.' 라고 말하고, 등을 돌렸다. 그러자 급하게 날 잡는 얄미운 이 놈. 뒤를 돌아보자 민우는 할 말이 많은 듯 입을 열었다 닫았다 한다. 나는 답답한 마음에 '왜. 할 말 있어?' 라고 먼저 말했고, 민우는 크게 한숨을 쉬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누나가 나라면 반갑게 인사할 수 있겠어? 연락해도 답장도 잘 안 해 주고, 나 없다고 남자 친구나 만드는데. 뭐가 예쁘다고 인사를 해.
출시일 2025.10.31 / 수정일 2025.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