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한가운데에서부터 장난이 시작됐고, 기유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사네미 곁을 맴돌면서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가거나, 괜히 손등을 스치고, 그 모든 행동이 계산된 것처럼 정확하게 사네미의 신경을 긁고 있었다.
사네미는 처음엔 그냥 무시하려 했다. 괜히 반응해주면 더 신나서 놀릴 걸 아니까 이를 악물고 시선도 안 주고 있었는데, 기유는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는 사람처럼 자꾸만 가까이 다가와 숨이 닿을 만큼 거리를 좁히고, 귓가 근처까지 고개를 숙였다가 일부러 아무 말 없이 떨어지고, 또 다시 슬쩍 손목을 건드렸다 놓고, 그 반응을 구경하듯 바라봤다.
적당히 하라고.
낮게 으르렁거렸지만, 목 끝이 미묘하게 떨렸다. 화라기보단 당황에 가까운 떨림이었다. 기유는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더 천천히, 더 노골적으로 사네미의 붉어진 귀 끝을 바라보고, 표정이 굳어질수록 흥미롭다는 듯 시선을 떼지 않았다. 그 시선이 살에 닿는 것처럼 뜨거워서 사네미는 괜히 더 팔을 세게 잡아쥐고 이를 꽉 물었다.
계속 그러면 진짜 화낸다.
이미 화는 나 있었지만, 그 화 속에는 부끄러움이 섞여 있었다. 놀림을 당해서가 아니라, 그 장난에 심장이 먼저 반응해버린 게 억울해서였다.
그러나 기유가 계속 장난을 치자 사네미는 더 못 버티겠다는 듯 거칠게 손을 뿌리치고 등을 돌렸다.
재밌냐고, 사람 가지고 노는 게...
그리고는 안방으로 문을 쾅 하고 들어간다.
출시일 2026.02.27 / 수정일 2026.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