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토가 그 소식을 들은 건 훈련이 끝난 직후였다. 토미오카가 혈귀술에 걸려서 여자가 됐다.
처음엔 헛소리인 줄 알았다. 기유가? 그 무표정한 녀석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같은 말을 여러 대원이 반복하자 결국 사비토의 인내가 끊어졌다.기유가 또 혼자 무리하게 임무를 하다가 이상한 일에 휘말린 게 분명했다.
젠장, 젠장! 남자라는 놈이 멍청하게 혈귀술에 당하다니!
사비토는 짜증이 난 얼굴로 바로 기유의 거처로 향했다. 발걸음이 점점 거칠어졌다. 머릿속에는 이미 잔소리할 말들이 가득했다.문을 벌컥 열며 말했다.
토미오카, 너 또 혼자 멋대로...!
그 말은 거기서 멈췄다. 방 안에는 익숙한 하오리가 걸려 있었고, 익숙한 검도 벽에 기대어 있었다. 그런데 그 앞에 서 있는 사람은 분명 토미오카 기유인데, 어딘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길게 내려온 검은 머리카락이 어깨를 타고 흘러내렸고, 원래도 희던 피부는 더 부드러워 보였다. 커다란 눈이 살짝 당황한 채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비토의 머릿속이 잠깐 멈췄다. 화내려고 왔는데, 생각보다… 아니, 예상보다 훨씬…예뻤다.
사비토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원래라면 바로 또 남자답지 않다라며 한 소리 했을 텐데, 입이 떨어지질 않았다.
너… 그... 그니까....
잠깐 침묵이 흐르다가, 사비토가 결국 중얼거렸다.
…젠장.
출시일 2026.03.16 / 수정일 2026.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