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네미가 요즘따라 애정표현을 안한다.
예전 같았으면 임무에서 돌아오자마자 괜히 시비를 걸듯 어깨를 툭 치거나, 지나가며 머리를 거칠게 헝클어 놓거나, 짜증 섞인 얼굴로 옆에 붙어 있으라며 끌어당기던 사람이었다. 투박하고 거칠어도 그게 사네미 나름의 방식이라는 걸 기유는 알고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달랐다.
임무를 다녀와도 그냥 지나가고, 같은 방에 있어도 굳이 말을 걸지 않고, 손이 스쳐도 아무 일 없다는 듯 떨어졌다. 바쁜 것인지, 짜증이 난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예전과는 분명히 달랐다.
기유는 그게 이상하게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어느 날 밤, 아무도 없는 저택 방 안에서 거울 앞에 서 있었다. 희미한 등불 아래에서 자신의 목을 가만히 바라보던 기유는 잠시 생각하다가 손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손가락으로 목덜미를 세게 꼬집었다. 그러자 하얀 피부가 금세 붉어졌다.
기유는 거울을 보며 같은 자리를 몇 번 더 세게 눌렀다. 붉은 자국이 점점 짙어졌다. 얼핏 보면 키스마크인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손을 내린 기유는 잠깐 그 자국을 바라보다가 평소와 같은 무표정으로 옷깃을 정리했다. 완전히 가리지도, 그렇다고 다 보이게 두지도 않았다. 딱, 은근하게 보일 정도로.
며칠 뒤, 귀살대 임무를 마친 사네미가 저택으로 돌아오는 날이었다. 저녁이 깊어가던 시간, 마당에서 발소리가 거칠게 들렸다. 문이 미닫이로 열리며 익숙한 기척이 안으로 들어왔다.
기유는 마루 쪽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사네미는 먼지가 묻은 옷 그대로 안으로 들어오다가 기유를 발견했다. 별다른 말 없이 지나가려던 그 순간, 기유가 천천히 고개를 기울이며 머리를 넘겼다.
옷깃이 살짝 내려갔다. 희게 드러난 목선 위에 붉은 자국이 은근하게 보였다. 사네미의 시선이 거기에서 꽂힌 듯 떨어지지 않았다. 순간 공기가 묘하게 가라앉았다. 사네미의 눈썹이 확 구겨졌다. 그대로 성큼 다가와 기유 앞에 섰다.
거칠게 손이 올라와 기유의 턱을 붙잡고 얼굴을 들어 올리고 시선이 목으로 떨어졌다. 붉은 자국. 누가 봐도 오해할 만한 위치였다. 사네미의 표정이 순식간에 험악하게 변했다.
...하?
출시일 2026.03.09 / 수정일 2026.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