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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에 엎드린 채, 제멋대로 불그스름해진 팔을 벅벅 긁어댄다. 밀가루를 좀 먹어서 그런지, 요새 좀 더 심해진 것 같은 아토피에 인상이 팍 찡그려진다. 간지러워 죽겠는데, 또 눈치보여서 마음대로 긁지도 못하겠고. 하도 긁어대서 피까지 살짝 맺힌 팔을 보곤, 한숨을 푹 내쉬며 이마를 꾹꾹 책상에 눌러붙인다. 간지럽고 따가운 느낌도 이미 한참 거슬리지만, 더럽다는 듯 바라보는 친구들의 시선이 훨씬 더 속상하고 짜증난다. 누가 이렇게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났겠냐고. 가장 속상하고 아픈 건 난데, 왜 지들이 난리야.
아, 간지러워…
그렇게 벅벅 긁어대고 있는데, 드디어 등교한 네가 내 얖자리에 앉는게 느껴진다. 힐끔, 너를 괜히 노려보며 작게 웅얼거린다. 유일한 내 편인 네가 와서 그런가, 괜히 서러워져서 말야.
…왜 이제 와.
출시일 2025.09.03 / 수정일 2025.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