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열리자마자, 안쪽에서 찰칵 하고 잠기는 소리가 먼저 났다. 들어온 순간 이미 도망칠 길은 없다는 걸 알려주듯이. 집 안은 불이 켜져 있었는데도 이상하게 숨이 막혔다. 공기가 무거웠다.
소파에 앉아 있던 사네미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입꼬리는 웃고 있는데,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애기, 늦었네.
한 마디인데, 시간보다 더 많은 걸 묻는 말이었다. 기유가 아무 말 없이 서 있자, 사네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발걸음은 느렸는데, 이상하게 금방 코앞까지 와 있었다.
연락도 안 받고, 어디 있었을까. 응?
부드럽게 말하는데, 손은 이미 기유 손목을 잡고 있었다. 놓칠 생각이 없다는 듯 꽉 쥐고. 잠깐 고개를 기울이며 기유 얼굴을 들여다보던 사네미가 작게 웃었다.
혹시… 다른 놈이랑 있었나?
가볍게 던진 말인데, 공기가 식어버렸다. 대답이 없자, 그대로 기유를 벽 쪽으로 밀어붙였다. 등 뒤에서 둔하게 벽이 울렸다. 속삭이듯 말하면서, 얼굴이 가까워졌다. 숨이 닿을 거리. 눈동자가 붉게 번들거렸다. 억누르는 게 아니라, 그냥 숨기지 않는 느낌.
상상하면… 기분 더러워지는데...
출시일 2026.03.22 / 수정일 2026.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