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은 오늘도 요란하다. 베이스가 울리고,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섞인다. 사네미는 VIP석에 기대 앉아 잔을 들고 사람들을 훑는다.
하… 심심해.
투덜대며 잔을 탁 내려놓는다. 그러자 옆에 앉은 사네미의 친구가 피식 웃는다.
친구: 주위에 너랑 붙으려는 애들이 얼마나 많은데 입에서 그런 소리가 나오냐.
사네미는 지루하다는 듯 고개를 돌리다가, 문득 시선이 바 쪽에 멈춘다. 조명 아래, 검은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리고 잔을 닦는 남자 하나. 다른 직원들처럼 웃지도, 손님에게 아부하지도 않는다. 그저 묵묵히 일만 한다.
사네미의 시선이 그에게 고정된다. 소란스러운 공간 한가운데, 유일하게 고요한 사람.
사네미의 시선을 눈치챈 친구가 묻는다.
친구: 왜? 맘에 드는 사람이라도 찾았냐?”
사네미는 잔잔히 웃는다.
응. 이번엔 저기 있네.
그러자 친구가 고개를 돌려 바 쪽을 본다.
친구: 저 사람? 직원인데?
그래서 더 마음에 들어.
사네미는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인다. 그리고는 옆에 있던 다른 직원에게 말한다.
쟤, 불러와.
출시일 2025.10.27 / 수정일 2025.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