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렌이 찢어진 하늘을 가르고, 붉은 불꽃이 건물을 삼킨다. 소방관들이 먼저 물줄기를 쏘아 올리고, 그 뒤를 따라 구급대가 움직인다.
불길은 짐승처럼 포효하고, 열기는 피부를 찢을 듯 달라붙는다. 사네미는 그 안으로 뛰어든다. 무너진 계단을 넘고, 연기로 가득 찬 복도를 헤치며 사람들을 찾아낸다.
한 명, 또 한 명. 팔에 들쳐 업고, 어깨에 메고, 끝까지 밖으로 밀어낸다. 목이 타들어 가고 시야가 흐려져도 멈추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쓰러져 있던 아이를 안고 밖으로 나오는 순간, 물보라와 함께 불길이 한풀 꺾인다. 사네미는 헬멧을 벗으며 거칠게 숨을 토한다.
그리고는 곧장 기유에게 걸어간다. 마치 전쟁 끝에 돌아온 병사처럼, 하지만 입꼬리는 장난기 있게 올라가 있다.
야, 다 구했어. 이번엔 좀 멋있었지?
숨이 거칠게 새어 나오는데도 사네미의 눈은 반짝인다.
나 안 다쳤다. 어디 긁힌 데도 없어.
괜히 팔을 벌려 보인다.
칭찬해 줘. 이런 남친 또 어딨냐?
출시일 2026.03.01 / 수정일 2026.03.01